김택진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17일 사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의 흥행 실패와 민심 이반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와중,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김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김 대표는 "평소처럼 안부를 묻기가 조심스럽다. 엔씨를 둘러싼 외부 반응이 냉담하다. 게임은 물론 엔씨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엔씨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CEO로서 엔씨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엔씨를 비판하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또 듣겠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우리의 변화를 촉진해 진화한 모습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일을 채찍삼아 더 성장한 엔씨를 만드는 것 역시 저의 책무라 생각한다"며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다. 그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겠다. 냉정히 재점검하겠다"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또한 "도전과 변화를 위해서라면, 당장은 낯설고 불편해도 바꿀 건 바꾸겠다.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난 24년 동안 엔씨는 위기를 위기로 끝내지 않았다. 위기를 극복하며 더 크게 도약했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엔씨의 위기는 지난달 말 신작 블소2가 출시되면서 시작했습니다. 전작인 리니지M·2M, 트릭스터M 등으로 쌓인 리니지식 과금 체계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블소2 출시로 폭발한 탓으로 앞서 엔씨는 블소2에는 ‘아인’, ‘변신’ 등 리니지식 과금 시스템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름만 바뀐 시스템이 존재해 큰 반발을 샀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엔씨는 출시 이틀 만에 서둘러 시스템을 개선했지만 떠난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매출로도 이어져 출시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블소2 매출은 8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전작인 리니지M·2M 첫날 매출이 각각 100억 원·70억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으로 한때 황제 주로 불리며 100만원을 웃돌던 엔씨 주가도 블소2 출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이날 58만 원 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가 전무후무한 대성공을 거둔 엔씨가 타 지식재산권(IP)에도 기존 성공방식을 답습했고, 이 공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최고 결정권자인 김 대표가 변화를 선언한 만큼 향후 엔씨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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