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벽투로 시즌 13승...6이닝 6K 무실점 "양키스 질식시켰다" 극찬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뉴욕 양키스 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13승을 거뒀습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5연승을 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키웠습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습니다. 4사구를 1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삼진 6개를 잡았습니다.

토론토가 양키스에 8-0으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시즌 13승(8패)째를 기록했고 8월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16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습니다. 아울러 총 8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3.92에서 3.77로 낮췄습니다.

류현진은 올해 양키스를 상대로 매우 강했는데 이날 경기까지 총 4차례 양키스전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24이닝 5실점 4자책)을 기록했습니다.

토론토는 양키스와 원정 4연전의 첫 경기를 승리, 5연승을 질주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 불을 지폈습니다. 74승63패를 기록한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순위 1위인 양키스(78승59패)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혔습니다.

이날 토론토의 승리 주역은 류현진이었습니다. 기복 있는 투구로 최근 2경기 연속 패전의 멍에를 쓴 류현진은 이날 180도 달라졌습니다. 마커스 세미엔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백투백 홈런으로 2점을 지원 받고 등판한 류현진은 양키스 타선을 꽁꽁 묶었습니다. 직구와 변화구는 더 빠르면서 힘이 있었고, 제구도 좋아 공이 보더라인에 몰렸습니다.

류현진은 1회말과 2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냈습니다. 첫 타자 DJ 르메이휴를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조이 갈로에게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습니다. 이어 애런 저지를 유격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습니다.

2회말에는 공 8개로 마무리했는데 류현진은 지안카틀로 스탠튼과 앤서니 리조를 모두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껄끄러운 게리 산체스를 상대했습니다. 산체스는 올해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 2개와 2루타 1개를 때린 천적으로 류현진은 신종하게 산체스와 대결했고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해 아웃시켰습니다.

류현진은 3회말 글레이버 토레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7타자 연속 아웃 처리했으나 브렛 가드너에게 첫 안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체인지업으로 지오 우르셀라와 르메이휴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양키스의 반격을 차단했습니다.

4회말에도 류현진의 호투는 계속됐습니다. 갈로를 삼진, 저지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는데 묵직한 직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어 예리한 커터를 던져 스탠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류현진은 5회말에 이날 처음으로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는데 리조가 9구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친 것. 하지만 산체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 토레스를 삼진, 가드너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습니다.

류현진 호투의 압권은 6회말로 선두 타자 우르셀라에게 체인지업을 던졌다 안타를 맞았는데 곧바로 르메이휴를 병살타로 처리,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갈로를 커브로 삼진 아웃시켰습니다. 갈로는 류현진과 3번 대결해 모두 삼진 아웃됐습니다.

7회초 1점을 추가한 토론토는 7회말 시작과 함께 류현진을 교체했습니다. 토론토 불펜은 남은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습니다. 토론토는 9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 홈런과 세미엔의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MLB.com은 "류현진이 양키스를 질식시켰다"고 극찬했습니다.

MLB.com은 "토론토는 류현진이 빅게임에서 던지기를 바라며 그와 계약했다. 젊은 선수단이 빠른 시일 내에 그런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류현진은 이날 양키스전에서 빛났다. 6이닝을 단 80구로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고 언급했습니다.

MLB.com은 "6월 5일부터 9월 6일까지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한 류현진은 더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에이스'가 아니었고 로테이션을 이끄는 선수도 아니었다"며 "하지만 베테랑 류현진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날아올랐다"고 호평했습니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 일문일답.

-구속을 볼 때 마운드에서 힘이 넘쳐보였는데.

오늘 모든 구종이 올 시즌 들어 가장 힘이 좋았다. 지난 몇 경기 전부터 이야기했지만 이제 1경기 1경기가 시즌을 좌우할 수 있다. 개수 신경쓰지 않고 경기 초반에 모든 힘을 쓰려고 했다.

-오클랜드 스윕 후 팀 연승 계속되고 있다.

팀 타격도 그렇고 수비고 그렇고 매 경기 집중하는 모습 보기 좋다. 지난 시리즈도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어려운 팀 상대로 스윕하면서 분위기가 이어진 것 같다.

-투구수 80개로 적었던 이유는.

오늘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오랜만에 많이 던졌는데 팔에 타이트한 느낌이 있어서 80개에서 잘 멈췄다. 그 이후에 점수도 이어졌다. 80개까지 너무 좋았고 힘도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해서 감독님과 투수코치님과 이야기한 뒤에 결정했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이유가 무엇인가.

로비 레이를 참고했다. 직구와 강한 슬라이더 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성적을 냈다. 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이라 그걸 더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지난 경기부터 던지긴 했지만 오늘 슬라이더가 더 효과적이었다.

-레이의 슬라이더는 어떻게 던지게 됐나.

내 의지였다. 커터를 던지더라도 높게 던지는 것과 슬라이더성으로 낮게 던지는 것은 타자를 어렵게 만들 것 같았다. 못 던지는 공이 아니기 때문에 잘 던질 수 있다면 좋은 구종이 될 것 같았다.

-시즌 마지막까지 각오는.

계속 준비하던 대로 똑같이 준비하겠다. 이제 정말 몇 경기 남지 않았고 내 등판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선발투수가 하는 역할을 신경썼다면 이제는 이닝수, 아웃카운트 상관 없이 모든 타자를 상대로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팔 타이트한 느낌, 다음 일정 문제 없나.

전혀 문제 없다. 내일부터 똑같이 일정대로 할 예정이다. 의사를 만날 일은 절대 없다.